아쉬운 프로젝트의 조건들
송파위례유치원은 신도시 건설과 함께 설계공모(2019)를 통해 지어진 공립 단설 유치원이다. 유치원은 도시계획 시설로서 신도시계획 시부터 입지와 규모가 정해진다. 하지만 공동주거 공급에 초점이 맞추어진 신도시에서 영유아를 위한 조그만 공공교육 시설은 관심 밖이었던 것 같다. 부지는 강북에서 이전하는 덕수고등학교와 대규모 공동주택 부지 사이 자투리에 자리 잡고 있는데 애초 바람직한 프로젝트가 성립되기 어려운 몇 가지 조건을 가지고 있었다. 신도시 중심 녹지 축이 인근에 있음에도 부지는 물리적, 시각적으로 연결이 전혀 되지 않는 위치였다. 넓은 27m 전면도로에 접한 대지의 폭은 주차 진출과 원생들의 출입을 분리하기에 충분하지 않았고, 부지 동측에 수백 대의 차량이 드나드는 공동주택의 지하주차장 출입구가 인접해 있어 안전의 확보 또한 쉽지 않았다. 주어진 대지면적은 시설 규모에 비해 너무 작았고 고저 차도 심해 BF인증(장애물 없는 생활환경 인증)을 비롯해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평평한 레벨의 진입광장, 놀이공간, 정원을 포함한 적절한 외부 공간의 구성이 불가능했다. 거기에 부지의 남측과 동측에 30층이 넘는 많은 수의 아파트 주동들이 조밀하게 배치되어 조망 및 채광 또한 매우 불리했다. 송파위례유치원의 설계는 이러한 조건을 극복하려는 노력에서 출발했다.
안전한, 그러나 호기심을 자극하는 공간
생성 인공지능 챗봇 챗GPT(ChatGPT)에 의하면 ‘유치원 계획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물리적, 정서적으로 안전한 공간’이라고 한다. 건폐율과 용적률을 거의 채워야 만족되는 요구 면적은 필연적으로 박스형 건물 매스로 귀결된다. 여기에 지구단위 계획에 전면도로로부터 3m의 건축한계선이 정해져 있어 주동의 배치 역시 다른 대안을 찾기 어려웠다. 전면도로 쪽으로 원생들이 드나드는 출입구가 위치할 수밖에 없고 도로 쪽으로 기울어진 대지의 경사까지 있어 유치원을 마치고 현관문이 열리자마자 자동차가 달리는 차도를 향해 쏟아져 나오는 해맑은 꼬마들이 자꾸 떠올라 물리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