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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의 일부가 된 BECOMING PART OF THE PARK

김지아(김): 데 보르타위넨은 1971년부터 네덜란드 국립은행 본사로 사용하던 건물을 리노베이션한 프로젝트다. 부지는 공원과 맞닿은 오피스 단지였으나, MVRDV와 협업한 마스터플랜 아래 주거단지로 용도를 변경했다. 마스터플랜에 관해 설명해 달라.

페터르 판 헬더르(헬더르): 암스테르담 도심에서 10분 거리에 위치한 웨스터파크는 기존의 천연가스 처리시설을 개조한 공공 공원이다. 공원과 인접한 부지에 네덜란드 국립은행이 자리했는데, 시간이 지나며 순차적으로 다섯 개의 오피스 건물이 들어섰다. 2015년 무렵 본사 건물이 이전하면서 사무실이 하나둘 비어 갔다. 이에 마스터플랜은 나날이 증가하는 도시 내 주택 수요에 대응하면서, 기존 오피스 단지의 분위기에서 벗어나 부지를 다시 공원과 연결하는 것을 목표 삼았다. 공원의 일부가 된다는 건 단순히 풍경을 바꾸는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활기찬 주거지역을 조성하는 일은 지역 주민의 삶의 질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각 주택은 ‘공원과 함께하는 생활’이라는 목적 아래 다양한 양상으로 계획됐다.

김: 2024년 완공을 목표로 하는 웨스터파크 서쪽 부지에 건설된 첫 번째 건물이다. 마스터플랜 내 다채로운 건물 가운데 데 보르타위넨은 어떤 의미를 갖나?

헬더르: 오피스 단지를 주거단지로 개조하는 과정에서 기존 건물을 재사용한 사례는 데 보르타위넨이 유일하다. 순환형 구조 또한 이 주택의 주요한 특징인데, 모든 입주민은 개인 테라스를 통해 내부 공간으로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다. 세대별로 다른 크기를 가진 테라스는 내외부 공간을 연속적으로 경험하도록 하는 장치다. 입구로 기능하는 큰 테라스와 나무의 조합은 각 세대에게 집 앞 정원을 누릴 수 있도록 한다. 건물의 이름도 바로 여기서 유래했다.

김: 리노베이션 과정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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